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던 ‘테슬라 짝퉁’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흥망성쇠를 기억하시나요? 꿈 같은 장밋빛 전망만 제시하고 실상은 부실했던 많은 기업들이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등장한 슬레이트(Slate)는 이전과는 다릅니다. 거품을 뺀 합리적인 가격과 DIY 커스터마이징이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슬레이트가 야심차게 선보인 첫 번째 모델은 기본형 2도어 픽업트럭입니다. 미국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를 적용하면 2,700만원 이하(20,000달러 미만)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슬레이트 CEO 크리스 바먼은 “우리의 핵심 시장은 평범한 근로자, 대중”이라며 “합리적인 가격대의 차량을 원하는 거대한 수요가 존재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1. 팬데믹 이후 고공행진하는 자동차 가격, 슬레이트가 제시하는 해법
2022년 설립된 슬레이트는 팬데믹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은 자동차 가격에 주목했습니다. 현재 미국 신차 구매자의 약 20%가 84개월 할부를 선택하고 있으며, 평균 월 납입금은 약 100만원(750달러)에 달합니다. 특히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약 8,200만원(60,000달러)에 육박하며, 소비자들은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슬레이트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무기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입니다.
2. 디자인: 작지만 강하다! 실용성을 극대화한 슬레이트 픽업트럭
슬레이트의 신형 트럭은 최근 로스앤젤레스 프리뷰 행사에서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전장 4,435mm로 포드 매버릭보다 약 610mm 짧지만, 1,524mm 적재함과 198리터 전방 트렁크를 갖춰 공간 활용성을 높였습니다.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콤팩트한 크기와 넉넉한 적재 공간은 슬레이트 픽업트럭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3. 제원: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성능, SK온 배터리 탑재
슬레이트 픽업트럭의 주요 제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구동 방식: 후륜구동
- 모터: 단일 모터
- 최대 출력: 약 200마력 (약 20.4kg·m)
- 배터리 (기본): 52.7kWh (241km 주행 가능)
- 배터리 (선택): 84.3kWh (386km 주행 가능)
- 배터리 셀: SK온 공급
- 충전 속도: 최대 120kW (20%→80% 충전까지 약 30분 소요)
- 충전 포트: 테슬라 NACS 기본 탑재
4. 가격: 2,700만원 이하! 파격적인 가격의 비밀은 ‘DIY 커스터마이징’

슬레이트 트럭의 가장 큰 특징은 ‘빈 캔버스’ 콘셉트입니다. 출고 시에는 기본형 단일 트림(SKU)만 제공되며, 고객이 필요에 따라 수백 가지 액세서리를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습니다. 기본 사양은 회색 외장, 강철 휠, 수동 윈도우, 소형 속도계/후방카메라 디스플레이가 전부입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라디오, 스피커, 센터콘솔, 도어포켓은 제공되지 않습니다. 대신 스마트폰 거치대와 전용 앱이 제공됩니다.
이러한 ‘미니멀리즘’ 전략을 통해 슬레이트는 차량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습니다.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기능만 선택적으로 추가하여 차량을 ‘DIY’ 방식으로 꾸밀 수 있습니다. 슬레이트는 이러한 커스터마이징 트렌드를 적극 활용하여 소비자들의 개성을 충족시키고, 동시에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5. DIY 커스터마이징: 나만의 개성을 담은 슬레이트 만들기
슬레이트는 “액세서리 추가를 통해 SUV 형태로도 전환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SUV 키트는 전통적인 박스형과 패스트백형 두 가지 스타일로 제공됩니다. 설치는 몇 시간 만에 완료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모든 부품은 DIY 설치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습니다.
추가 액세서리에는 LED 주간주행등 커버, 다양한 컬러 비닐 랩 키트, 도어 포켓, 전동 윈도우 버튼, 대시보드 블루투스 스피커, 락 가능한 글로브박스, 가죽 및 열선 시트 커버 등이 포함됩니다. ‘슬레이트렛(Slatelets)’이라는 대시보드 데코 아이템도 제공하여 고객들이 더욱 다채롭게 차량을 꾸밀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슬레이트는 고객들이 직접 부품을 설치할 수 있도록 ‘슬레이트 유니버시티’라는 교육 플랫폼도 운영할 예정입니다.
6. 생산 계획 및 투자 유치: 제프 베이조스도 투자했다!
투자자 중에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슬레이트는 미국 중서부 지역 공장을 인수해 2026년 말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2027~2028년에는 연간 15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7. 슬레이트의 성공 가능성과 과제
슬레이트는 분명 매력적인 신개념을 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에서 신생 기업이 살아남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15만 대 규모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테슬라도 모델3 생산 초기 파산 위기를 겪었던 만큼 어려운 과제입니다. 또한 7,500달러(약 1,010만 원) 세액공제가 폐지될 경우, 슬레이트의 가격 경쟁력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슬레이트는 단일 사양 전략과 부품 수를 최소화한 단순한 설계로 생산 초기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전략입니다. 슬레이트 엔지니어링 총괄 에릭 케이퍼는 “부품 수가 현저히 적어 초기 품질 확보가 용이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결론: 슬레이트, 대중적 전기차 시대의 문을 열 수 있을까?
과연 슬레이트가 대중적 전기차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슬레이트의 성공 여부는 합리적인 가격, DIY 커스터마이징, 안정적인 생산 체계 구축 등 다양한 요소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슬레이트의 등장으로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슬레이트가 보여줄 혁신적인 행보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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